코스피가 4.61% 오른 그 주에,
엔은 왜 나흘 만에 6엔이나 올랐을까요?
달러당 엔은 9월 2일 159.69엔에서 8일 153.80엔이 됐습니다. 같은 주에 코스피는 하루 4.61% 올랐습니다. 두 숫자는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 일본 돈이 집으로 돌아오는 중
일본 국채 금리가 30년 만의 수준까지 오르면서 일본 기관이 해외에 내보냈던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그 위에 9월 17~18일 일본은행 회의에서 한 번 더 올린다는 계산이 얹혔습니다. 도단리서치는 9월 1일 기준 시장이 반영한 인상 확률을 94%로 집계했습니다(뉴데일리 9월 2일).
돈이 일본으로 돌아가려면 달러를 팔고 엔을 사야 하므로 이 흐름은 환율에 먼저 찍히고, 그다음 엔을 빌려 사둔 자산으로 번집니다.
| 날짜 | 무슨 일이 있었나 | 달러/엔 |
|---|---|---|
| 6월 16일 | 일본은행, 정책금리 1.0%로 인상 (7 대 1) | 160.22 |
| 7월 31일 | 동결. 다카타 위원의 1.25% 인상안은 8 대 1로 부결 | 160.20 |
| 8월 18일 | 30년물 4.096%, 사상 최고 | 159.71 |
| 8월 16~22일 | 일본 거주자, 해외 중장기채 1조9,768억엔 순매도 | — |
| 9월 2일 | 10년물 3.006%, 1996년 9월 이후 처음 3% 돌파 | 159.69 |
| 9월 7일 | 코스피 6,995.39 (+4.61%) | 155.55 |
| 9월 8일 | 오늘 | 153.80 |
| 9월 17~18일 |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예정) | — |
일본 국채가 미국 국채와 붙을 만해졌다
일본 30년물 금리는 8월 18일 4.096%로 사상 최고를 찍고 9월 7일 4.009%, 1년 전에는 3.067%였습니다. 일본 생명보험사와 은행에게는 환율 위험을 지거나 헤지 비용을 물면서 미국 30년물 5.24%를 살 이유가 그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야마구치 파이낸셜그룹은 손실을 확정하며 국채를 팔아 만기를 5년 이하로 줄이고 있고, 최고경영자는 5년치 손실 처리를 1년에 몰아넣고도 부족했다고 말했습니다(뉴데일리 9월 2일).
| 금리 | 일본 (9/7) | 1년 전 | 미국 (9/4) |
|---|---|---|---|
| 10년물 | 2.935% | 1.662% | 4.78% |
| 30년물 | 4.009% | 3.067% | 5.24% |
| 정책금리 | 1.00% | 0.50% | 3.50~3.75% |
통계에 이미 찍힌 자금 흐름
일본 재무성 주간 통계로 올해 1~34주(8월 29일까지) 일본 거주자의 해외 중장기채 순매수는 마이너스 2조6,244억엔, 판 것이 산 것보다 많았고 같은 기간 기준 2022년 이후 처음입니다. 외국인은 거꾸로 일본 중장기채를 32조7,602억엔 사들여 지난해(24조9,563억엔)보다 31% 늘렸습니다. 엔을 사려는 힘이 양쪽에서 쌓였습니다.
2024년 8월 5일에 같은 순서가 있었다
2024년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린 뒤 엔은 8월 5일까지 150.38엔에서 143.95엔으로 4.47% 올랐고, 그날 코스피는 8.77% 내린 2,441.55로 마감하며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이번 나흘은 3.83%입니다.
엔 강세는 일본 안에서는 은행의 채권 손실로 끝나지만, 밖에서는 엔을 빌려 사둔 자산을 팔아 갚는 일이 되고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리부터 팔립니다. 이번에 그 자리는 9월 7일 하루 4.61% 올라 6,995.39까지 간 코스피입니다.
이 판단이 틀어질 수 있는 자리
9월 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와 15~16일 FOMC가 일본은행 회의보다 앞서고, 7월 29일 FOMC의 동결 결정에서 반대한 3명은 인상 의견이었습니다. 물가가 높게 나와 미국이 올리는 쪽으로 기울면 금리차가 다시 벌어져 엔 강세는 되돌려집니다. 일본은행도 7월 31일 다카타 하지메 위원의 1.25% 인상안을 8 대 1로 부결시켰습니다.
기준선은 9월 18일입니다. 엔에는 이미 값이 붙어 원/100엔이 9월 1일 858.1원에서 8일 872.5원이 됐으니, 일본 여행 환전이나 엔 표시 자산을 늘릴 생각이면 회의를 기다리기보다 나눠서 사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하루 4.61% 오른 코스피를 지금 따라 사는 것은 엔 방향이 정해지기 전에 값을 다 치르는 선택이고, 미국 장기채를 담으신 분들에게는 일본 기관이 빠진 자리가 금리를 밀어올립니다.
이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할 조건은 9월 18일 일본은행 동결과 엔의 158엔대 복귀입니다. 다만 이 글은 시장을 보는 하나의 해석일 뿐 투자 판단의 정답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