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84만 개 가진 회사가,
왜 2주 동안 한 개도 안 샀을까요?
스트래티지는 9월 8일부터 13일까지 비트코인을 한 개도 사지 않고 자기가 발행한 우선주를 1억3,930만달러어치 되샀습니다. 직전 주까지 합치면 2주에 3억1,560만달러, 약 4,290억원입니다. 비트코인을 사려고 만든 회사가 비트코인 대신 자기 증권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2주 동안 산 비트코인은 0개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9월 1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8-K에서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았고 비트코인도 사거나 팔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 기간에 한 일은 자기 우선주 STRC 142만467주를 1억3,930만달러에 되사들인 것뿐이고, 직전 주에도 181만885주를 1억7,630만달러에 되샀습니다.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가진 회사가 2주 동안 비트코인 대신 자기 증권을 샀습니다.
왜 갑자기 주식을 못 찍게 됐을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회사는 비트코인을 살 돈을 만드는 방법을 잃었습니다.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보다 비쌀 때는 주식을 찍어 판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면 주식 한 주에 실린 비트코인이 오히려 늘었고, 2024년 11월에 그 배수는 3.4배였습니다. 그런데 6월 말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 아래로 내려갔고 8월 3일에는 0.68배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제 주식을 찍으면 기존 주주가 가진 비트코인이 줄어들어서, 발행 창구는 회사가 아니라 주가가 닫았습니다.
6월 29일, 평균 5만9,256달러에 판 1,363개
문제는 배당이 멈추지 않는다는 데서 발생합니다. 이 회사는 STRK·STRF·STRD·STRC·STRE 다섯 종류의 영구 우선주로 154억6,200만달러를 조달했고, 값이 오르든 말든 해마다 달러 현금으로 배당을 줘야 합니다. 상반기에 선언한 배당만 7억5,822만달러입니다. 그래서 6월 29일 회사는 비트코인을 팔아 최대 12억5,000만달러를 마련하겠다는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었고, 그날부터 7월 5일까지 3,588개를 평균 6만달러 안팎에 팔았습니다. 평균 취득가 7만5,412달러보다 20% 낮은 값이고, 7월 6일 공시에 적힌 용도는 "우선주 배당 지급과 달러 준비금 보충"입니다.
한 주에 1억4,000만달러씩 줄어드는 달러 주머니
회사는 달러를 두 주머니에 나눠 들고 있습니다. 배당과 이자에만 쓰겠다고 못 박은 준비금 51억달러, 그리고 일반 용도의 현금입니다. 우선주를 되사는 돈은 뒤쪽 주머니에서 나오는데 9월 7일 14억4,000만달러에서 13일 13억달러로 한 주 만에 1억4,000만달러가 줄었습니다. 이 속도로 STRC를 계속 되사면 남은 13억달러는 두 달이면 바닥나고, 그다음 재원은 배당용 준비금을 헐거나 비트코인을 파는 것 둘뿐입니다.
진짜 시한은 2027년 9월 15일
그다음이 전환사채 82억1,000만달러입니다. 전환가가 가장 낮은 것이 149.77달러인데 9월 14일 주가는 136.475달러라 어느 것도 주식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주식으로 안 바뀌면 현금으로 갚아야 하고, 보유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날짜는 2027년 9월 15일에 처음 열립니다. 2028년 3월과 6월에는 50억달러가 석 달 간격으로 몰려 있습니다.
| 조기상환 청구일 | 금액 | 전환가 |
|---|---|---|
| 2027년 9월 15일 | 10억1,000만달러 | 183.19달러 |
| 2028년 3월 1일 | 20억달러 | 433.43달러 |
| 2028년 6월 1일 | 30억달러 | 672.40달러 |
| 2028년 9월 15일 | 14억400만달러 | 149.77·232.72달러 |
| 2029년 6월 15일 | 8억달러 | 204.33달러 |
같은 비트코인인데 가진 방법에 따라 왜 다르게 작동할까?
비트코인을 직접 가진 사람 앞에는 아무도 서 있지 않아서 값이 안 오르면 그냥 들고 있으면 됩니다. 같은 비트코인을 이 회사 주식으로 가진 사람 앞에는 전환사채 82억1,000만달러와 우선주 154억6,200만달러가 먼저 서 있고, 이 권리들은 해마다 달러 현금을 요구합니다. 값이 안 오를 때 비트코인을 파는 쪽은 이쪽입니다.
| 비교 | 비트코인을 직접 가진 경우 | 이 회사 주식으로 가진 경우 |
|---|---|---|
| 앞에 선 권리 | 없음 | 사채 82억1,000만달러 + 우선주 154억6,200만달러 |
| 해마다 나가는 현금 | 없음 | 배당·이자 (상반기 선언액 7억5,822만달러) |
| 값이 안 오를 때 | 들고 있으면 된다 | 배당을 주려고 비트코인을 판다 |
이 판단이 틀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비트코인이 올라 주가가 보유 비트코인 가치를 다시 넘어서면 이 이야기는 없던 일이 됩니다. 8월 20일부터 이틀 동안 비트코인이 18% 오르자 주가도 98.28달러에서 119.21달러로 따라 올랐고, 회사는 바로 그 직전 주에 주식 345만8,866주를 팔아 3억3,370만달러를 만들었습니다. 배수가 1배를 넘으면 발행 창구는 다시 열립니다.
비트코인을 더 담으실 분들은 2027년 9월 15일부터 2028년 9월까지의 상환 일정을 달력에 적어두시기 바랍니다. 이 회사가 가진 84만5,050개는 전체 발행량의 4%고, 그 물량이 나오는 조건은 값이 비쌀 때가 아니라 값이 싸서 주식을 못 찍을 때입니다. 6월 말에 실제로 그랬습니다.
비트코인을 이 회사 주식으로 대신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실제로 남는 몫은 주당 비트코인 180달러에서 앞에 선 사채와 우선주 64달러를 빼고 회사가 든 달러 17달러를 더한 134달러인데, 9월 14일 주가는 136.475달러입니다. 시장은 이 주식에 이미 비트코인 값이 아니라 남는 몫만 쳐주고 있고, 빠진 46달러는 비트코인이 올라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글은 시장을 보는 하나의 해석일 뿐 투자 판단의 정답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