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숫자부터 보시죠. 이게 정말 있었던 일입니다
2024년 1월 2일, 은 한 온스는 23달러 95센트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 1월 29일, 118달러 45센트를 찍었습니다. 2년 만에 4.95배입니다. 상승률로 쓰면 395%죠.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은은 그 자리에서 무너지기 시작해 2026년 7월 17일 55달러 29센트까지 갔습니다. 꼭지에서 −53.3%. 반년도 안 돼서 반토막이 난 겁니다.
오늘 기준 은값은 68달러 72센트입니다. 저점에서는 24% 올라왔지만, 아직 사상 최고가보다 42% 아래에 있습니다. 자, 이 숫자를 놓고 지금 시장에서는 두 가지 이야기가 동시에 돌아다닙니다. 하나는 "구조적 강세장이 시작됐으니 눌림목이다", 다른 하나는 "1980년 헌트 형제 때처럼 끝났다"입니다.
어느 쪽이 맞을까요? 저는 그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게 있다고 봅니다. 지난 2년 동안 은값 상승을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이 쓰인 근거, 바로 COT 데이터 말이죠. 그게 실제로 맞았는지부터 세어보는 겁니다.
출발점
사상 최고
저점 (−53.3%)
고점 대비 −42.0%
COT가 뭐냐, 왜 사람들이 이걸 그렇게 신봉하느냐
COT는 Commitments of Traders의 약자입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매주 금요일에 공개하는 공공 자료예요. 선물 시장에서 누가 얼마나 사고 팔았는지를 참가자 유형별로 갈라서 보여줍니다. 공짜고, 누구나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두 그룹이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논리가 이겁니다. 은행들의 숏이 두툼하면 언젠가 그걸 되사야 하고(숏 커버링), 그 되사는 힘이 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거죠. 반대로 헤지펀드 롱이 꽉 차 있으면 더 살 사람이 없으니 위험하다는 겁니다.
말은 그럴듯합니다. 그래서 저희도 이 논리를 그대로 점수로 만들어 사이트에 올려두었습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점수 = 0.7 × (스왑딜러 순포지션 백분위) + 0.3 × (100 − 매니지드 머니 순포지션 백분위)
스왑딜러 숏이 얇을수록, 헤지펀드 롱이 비어 있을수록 점수가 높습니다. 백분위는 그 주까지 쌓인 데이터만으로 계산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정보를 과거 판단에 섞으면 무조건 잘 맞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데이터가 2년(103주) 쌓이기 전 구간은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다. 세분화(Disaggregated) COT 보고서가 2006년 6월부터 제공되므로, 실제 채점 구간은 2008년 6월부터 지금까지 951주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지표는 이번 꼭지를 못 잡았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이겁니다. 결론을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면 이 부분을 숨기면 됩니다. 그런데 숨기면 이 글을 쓸 이유가 없어지죠.
2025년 7월 1일을 보시죠. 이날 스왑딜러 순포지션은 −54,339계약이었습니다. 최근 10년 중 가장 두꺼운 숏이었어요. 은값은 36달러 51센트. COT 논리대로라면 "은행들이 이렇게까지 눌러놨다"는 얘기고, 저희 점수는 3점이었습니다. 100점 만점에 3점. 20년 통틀어 최하위권, 화면에는 "매우 불리"라고 떴을 겁니다.
그 뒤로 은은 어떻게 됐을까요? 7개월 만에 118달러까지 갔습니다. +224%. 지표가 "사지 마라"고 가장 크게 소리친 자리가 하필 바닥이었던 겁니다.
반대쪽도 보시죠. 2026년 1월 27일, 사상 최고가를 이틀 앞둔 주간입니다. 은값 111달러 56센트. 스왑딜러 숏은 −22,161계약까지 줄어 있었고 헤지펀드 롱도 7,294계약밖에 안 됐습니다. 점수는 38점. 2025년 중반 이후로 좁히면 가장 높은 숫자였지만, 2024년 2월에는 81점까지 오른 적이 있어 역대 기준으로는 특별히 높은 편도 아니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사실 기계적으로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은행들은 가격이 오르는 내내 숏을 줄였습니다. −54,339에서 −22,161까지, 3만 계약 넘게 되샀어요. 그러니 "숏이 얇아졌다 = 좋은 신호"라는 계산식은 가격이 이미 오른 뒤에야 점수를 올려주게 됩니다.
COT 점수는 은값을 앞서간 게 아니라 따라갔습니다. 이번 사이클에 한해서는, 이 지표를 매수·매도 타이밍 신호로 썼다면 바닥에서 못 사고 꼭지에서 안 팔았을 겁니다.
그럼 COT는 아예 쓸모없느냐 — 951주를 열 칸으로 갈라봤습니다
한 번 틀렸다고 버리는 것도 성급합니다. 사이클 하나는 표본 하나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2008년 6월부터 지금까지 951주 전체를 점수 순으로 줄 세운 다음, 열 칸으로 잘랐습니다. 각 칸에서 은을 샀다면 6개월·1년·2년·3년 뒤에 얼마였는지를 그대로 셌습니다. 5년·10년은 뺐습니다 — 20년 역사 안에서 그 정도 간격은 겹치지 않는 진짜 사례가 한두 건뿐이라, 표에 숫자가 있어도 통계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저희 계산기 페이지에서도 같은 이유로 뺐습니다.)
| 점수 구간 | 6개월 | 1년 | 2년 | 3년 |
|---|---|---|---|---|
| 상위 0~10% (94~100점) | +4% | +6% | +1% | +53% |
| 상위 10~20% (81~94점) | +4% | +5% | +31% | +63% |
| 상위 20~30% (68~81점) | +2% | −3% | +10% | +26% |
| 상위 30~40% (56~68점) | +5% | +15% | +20% | +33% |
| 상위 40~50% (45~56점) | +4% | +19% | +22% | +21% |
| 하위 40~50% (36~45점) | −2% | +1% | +19% | +15% |
| 하위 30~40% (25~36점) ← 현재 | −4% | −3% | −6% | +4% |
| 하위 20~30% (15~25점) | −2% | −1% | +1% | +4% |
| 하위 10~20% (6~15점) | +4% | +16% | +32% | +8% |
| 하위 0~10% (0~6점) | −1% | −1% | −6% | −5% |
각 칸의 중앙 수익률입니다. 평균이 아니라 중앙값을 쓴 건 은처럼 극단값이 큰 자산에서 평균은 몇 개의 이상치에 끌려다니기 때문입니다.
표를 세로로 읽어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단조롭게 줄어드는 열이 하나도 없습니다. 상위 0~10%의 1년 수익률은 +6%인데, 하위 10~20%는 +16%입니다. 심지어 상위 40~50%(+19%)가 상위 0~10%(+6%)보다 더 좋습니다 — 점수가 제일 높은 칸이 제일 좋은 칸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럼 이 표에서 뭘 얻어야 할까요?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 COT는 방향 예측 도구가 아닙니다. 열 칸 중 어느 칸도 "여기서 사면 1년 뒤 확실히 오른다"고 말해주지 않습니다. 최고 칸과 최저 칸의 1년 수익률 차이가 20%p 안쪽인데, 은의 연간 변동폭을 생각하면 노이즈 수준입니다.
- 다만 짧은 구간의 불편함은 어느 정도 짚어냅니다. 지금 속한 하위 30~40% 구간은 6개월(−4%)과 1년(−3%) 모두 마이너스이고, 열 칸 중 1년 승률이 가장 낮은 칸(41%)입니다.
- 기간이 길어질수록 표본이 얇아집니다. 3년 칸의 상위 10~20%(+63%)처럼 크게 튀는 숫자는 사실 겹치는 주간 관측치를 늘어놓은 것일 뿐, 서로 다른 시기의 독립된 증거는 두세 건에서 많아야 대여섯 건입니다. 5년·10년으로 더 늘리면 그 수가 한두 건까지 떨어져서, 저희 계산기 페이지에서는 아예 표에서 뺐습니다.
COT는 이 꼭지를 놓쳤습니다. 그럼 RSI는 어땠을까요
COT가 못 잡았다고 끝낼 일은 아닙니다. 은값의 속도를 보는 지표가 따로 있으니까요. RSI(상대강도지수)입니다. COT가 "누가 얼마나 들고 있나"를 본다면, RSI는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나"를 봅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정보라, 하나가 놓친 걸 다른 하나가 잡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엔 RSI가 잡았습니다. 그것도 꽤 정확하게.
| 주봉 RSI 83 최초 진입 | 2025-10-10 (85.0) | 고점 111일 전 |
| 월봉 RSI 83 최초 진입 | 2025-12-31 (88.6) | 고점 29일 전 |
| 주봉 RSI 83 재진입 | 2026-01-02 (83.5) | 고점 27일 전 |
| 주봉 RSI 90 최초 진입 | 2026-01-23 (90.7) | 고점 6일 전 |
| 월봉 RSI 90 최초 진입 | 2026-01-30 (93.2) | 고점 다음날 |
가장 눈에 띄는 줄은 세 번째입니다. 주봉 RSI가 90.7을 찍은 게 2026년 1월 23일, 사상 최고가로부터 딱 6일 전입니다. 같은 시점에 COT 점수는 38점이었습니다 — 3장에서 보신 대로, 2024년 2월의 81점에도 한참 못 미치는 평범한 수준이었죠. COT는 "특별할 것 없다"고 말하고 있을 때, RSI는 "역사상 몇 번 없던 극단"이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월봉 RSI 93.2는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고, 58년 전체 역사를 통틀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듭니다. 이건 우연히 맞은 게 아니라, RSI라는 지표가 애초에 속도가 극단으로 빨라지는 구간을 잡도록 설계돼 있고, 이번 상승이 실제로 역사적으로 드문 속도였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 번이 아니라 58년 전체로 검증해봤습니다
COT를 검증할 때처럼 여기서도 한 사이클로 결론 내리지 않았습니다. 은 시세는 1968년부터 있으니, 그 전체 기간 동안 주봉·월봉 RSI 중 하나라도 83을 처음 넘은 순간을 전부 찾아 서로 겹치지 않는 독립된 사례로 추렸습니다. 58년 동안 9번 나왔습니다. 그중 90까지 넘은 건 4번입니다(1973-74, 1979-80 헌트 형제 버블, 1987년, 그리고 이번).
| RSI 83 최초 진입 | 당시 RSI | 이후 −20% 조정까지 |
|---|---|---|
| 1973년 2월 | 86.8 | 375일 |
| 1979년 2월 | 85.3 | 210일 |
| 2025년 10월 (이번) | 85.0 | 115일 |
| 2020년 8월 | 87.2 | 48일 |
| 2006년 4월 | 84.0 | 54일 |
| 2008년 3월 | 83.3 | 42일 |
| 2011년 4월 | 83.6 | 27일 |
| 2004년 3월 | 84.9 | 21일 |
| 1987년 4월 | 90.6 | 4일 |
정렬해서 가운데를 보면 중앙값 48일입니다. 다만 흩어진 정도가 큽니다 — 가장 빨랐던 1987년은 4일 만에, 가장 느렸던 1973년은 375일(1년 넘게) 걸렸습니다. RSI 90까지 넘은 4번만 따로 보면 중앙값 18일로 짧아지지만, 여기도 1979년 헌트 형제 버블처럼 124일이 걸린 예외가 있습니다. 그 사이클은 RSI가 90을 넘은 뒤에도 넉 달을 더 뛰어올랐습니다.
COT — 바닥($36.51)에서 3점, 꼭지($111~118) 근처에서 38점. 반대로 나왔습니다.
RSI — 꼭지 6일 전 주봉 90.7, 월봉은 사상 최고 수준인 93.2. 제대로 잡았습니다.
같은 은 시장, 같은 사이클인데 지표에 따라 성적이 이렇게 갈립니다. COT는 은행·헤지펀드의 포지션을 보고, RSI는 가격의 속도를 봅니다. 이번엔 속도가 먼저 극단에 도달했고, 포지션은 그 뒤를 따라갔을 뿐입니다.
저희 은 COT 계산기에는 이 RSI 신호를 배지로 띄워 뒀습니다. 위 58년 백테스트를 그대로 반영해 RSI 83 이상이면 "더 오를 수 있지만 대략 두 달 안에 조정이 올 수 있다", 90 이상이면 "대략 한 달 안에 올 수 있다"고 표시되고, 평소엔 숨겨져 있습니다. "2주 안에 무조건 온다"처럼 딱 잘라 말하지 않은 건, 방금 보신 표처럼 가장 빠른 사례와 가장 느린 사례가 10배 넘게 차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질문을 잘못 던졌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나서 반론을 받았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COT 분석은 폭락을 맞히는 분석이 아니라 축적 전략이다. 숏이 적을 때 많이 사고 숏이 많을 때 적게 사거나 안 사는 것이지, 꼭지를 잡아 팔자는 게 아니다.
맞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제가 앞에서 한 채점은 정확히 그 맞히는 분석 쪽 방식이었습니다. "이 점수에서 사면 1년 뒤 얼마 오르나"를 물었으니까요. 축적 전략은 그렇게 채점하면 안 됩니다. 같은 돈을 넣었을 때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느냐로 물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시 돌렸습니다. 매주 정해진 금액을 넣되 점수에 따라 사는 양만 조절하고, 파는 건 없습니다. 결과입니다.
| 적립 방식 | 평균 매입단가 | 기준선 대비 | 매수한 주 |
|---|---|---|---|
| 매주 같은 금액 (기준선) | $20.61 | — | 100% |
| COT 상위 10%에서만 매수 (94점↑) | $17.55 | −14.8% | 10% |
| COT 상위 20%에서만 (81점↑) | $17.79 | −13.7% | 20% |
| COT 상위 30%에서만 (68점↑) | $18.14 | −12.0% | 30% |
| COT 상위 40%에서만 (56점↑) | $18.44 | −10.5% | 40% |
| COT 상위 50%에서만 (45점↑) | $18.70 | −9.2% | 50% |
| COT 계단식 (쉬지 않고 비중만 3·2·1·0.5배) | $19.29 | −6.4% | 80% |
| 거꾸로 (점수 낮을 때 많이 · 검증용) | $21.96 | +6.6% | 82% |
COT는 이 방식으로는 작동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표에서 제일 놀란 건 개별 숫자가 아니라 줄 세워놓은 모양입니다.
기준을 조일수록 단가가 계속 낮아집니다. 상위 50%(−9.2%) → 40%(−10.5%) → 30%(−12.0%) → 20%(−13.7%) → 10%(−14.8%). 한 칸도 거스르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 구간만 잘 맞은 게 아니라 지표를 세게 걸수록 효과가 세지는 관계라는 뜻입니다. 4장에서 본 10분위 표가 들쭉날쭉했던 것과 정반대예요. 같은 데이터인데 질문을 바꾸니 모양이 정리된 겁니다.
그리고 맨 아래 줄. 규칙을 거꾸로 뒤집었더니 반대 방향으로 나빠졌습니다(+6.6%). 우연이라면 뒤집어도 비슷하게 나와야 합니다. 대칭적으로 반전된다는 건 이 숫자 안에 실제 정보가 있다는 뜻입니다.
기간을 잘라봐도 한 구간도 빠짐없이 같은 방향입니다. 2008~2015년 −1.7%, 2016~2020년 −5.3%, 2021~2026년 −18.3%, 그리고 이번 사이클(2024년 이후)만 떼어봐도 −11.8%입니다. 앞에서 "이번 꼭지를 못 잡았다"고 했던 바로 그 구간에서도, 축적 방식으로는 이겼습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상위 10%만 사면 951주 중 96주만 사게 됩니다. 5년에 한 번꼴로 몰아서 담는 셈이라, 그 사이에 돈이 놀고 마음도 흔들립니다. 단가 −14.8%는 그걸 견딘 대가입니다.
그럼 이건 그냥 "쌀 때 사라" 아닙니까
제가 제일 먼저 의심한 게 이겁니다. COT 점수는 가격이 오르면 내려가니까, "점수 높을 때 사라"가 결국 "가격 쌀 때 사라"를 돌려 말한 것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COT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확인해봤더니 아니었습니다. COT 점수와 가격 백분위의 순위상관은 −0.18입니다. 거의 겹치지 않는 별개 정보예요. 가격대를 고정해놓고 같은 가격 구간 안에서만 COT 상·하위를 갈라도 단가 차이가 남습니다.
다만 정직하게 덧붙일 게 있습니다. 가격만 보고 사는 쪽이 COT만 보고 사는 쪽보다 성적이 좋았습니다. 같은 계단식으로 가격 백분위만 쓰면 −20.9%가 나옵니다. COT는 별개 정보가 맞지만 단독 성능은 더 약해요. 그래서 위 표에는 COT 쪽만 남겨뒀습니다 — COT를 쓸지 말지를 보는 표이지, 무엇이 최고인지 겨루는 표가 아니니까요.
원작자가 든 사례를 우리 데이터로 확인해봤습니다
반론과 함께 2024년의 두 시점이 예시로 왔습니다. 우리 CSV로 그대로 찍어봤습니다.
| 날짜 | 은값 | 스왑딜러 순포지션 | 백분위 | 판단 |
|---|---|---|---|---|
| 2024-02-13 | $22.87 | +4,523 | 75.2 | 숏 없음 → 많이 산다 |
| 2024-10-22 | $34.42 | −45,531 | 0.7 | 숏 극단 → 쉰다 |
2024년 2월 스왑딜러는 숏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순매수(+4,523계약)였습니다. 백분위 75.2. 그때 은은 22달러였고요. 반대로 10월에는 −45,531계약, 백분위 0.7로 20년 통틀어 거의 최극단이었습니다. 은값은 34달러. 우리 차트도 정확히 같은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기서 축적 전략의 대가(代價)도 같이 보셔야 합니다. 2024년 10월에 쉬었다면 이후 은값이 34달러에서 두 배가 되는 동안 그만큼 덜 담았습니다. 물론 "안 판다"가 전제이니 그 전에 모아둔 물량은 그대로 탔죠. 손실이 아니라 기회비용입니다. 그래도 없는 셈 칠 수는 없습니다.
같은 데이터로 두 가지 질문을 던지면 답이 다르게 나옵니다.
- "꼭지와 바닥을 알려주나?" → 아니요. 3장·4장에서 본 대로입니다.
- "같은 돈으로 더 싸게 모으게 해주나?" → 예. 계단식 −6.4%, 상위 10%만 사면 −14.8%, 거꾸로 뒤집으면 +6.6%.
제가 앞에서 1번만 물었던 겁니다. 그건 제 잘못이고, 그래서 2번을 지웠다 다시 쓰지 않고 둘 다 남겨둡니다. 쓰는 방식이 다르면 같은 지표도 다르게 채점돼야 하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몇 점입니까 — 32점입니다
2026년 8월 18일 마감 기준, 은의 COT 점수는 32점입니다. 하위 30~40% 구간이에요. 위 표에서 굵게 표시한 그 줄입니다.
하위 30~40%
숏 우위
롱 우위
(현재 $68.72)
여기서 제일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스왑딜러 −27,254계약입니다. 왜냐하면 이 숫자가 한 바퀴를 다 돌고 제자리로 왔기 때문입니다.
다시 정리해보죠. 은값이 51달러였던 2025년 11월 말, 스왑딜러 순포지션은 −28,249계약이었습니다. 118달러 꼭지에서는 −22,161계약이었고요. 그리고 지금 65달러에서 −27,254계약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은행들은 이 폭등과 폭락을 다 겪고 나서 거의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는 뜻입니다. 반토막이 나는 내내 숏을 걷지 않았어요. 오히려 가격이 빠지는 동안 숏을 다시 늘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두 가지 읽기가 가능합니다.
저는 회의론자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둡니다. 앞의 3장에서 본 것처럼, 이번 사이클에서 스왑딜러 숏의 두께는 은값 방향을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숏이 가장 두꺼웠던 자리가 바닥이었고 가장 얇았던 자리가 꼭지였으니까요. 그럼 지금 숏이 다시 두꺼워진 것도 방향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보는 게 일관된 태도입니다.
대신 이 숫자가 확실히 말해주는 건 하나 있습니다. 지난 2년의 폭등은 은행들이 항복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는 것. 그들은 숏을 줄였다가 다시 늘렸을 뿐, 포지션을 뒤집지 않았습니다. "은행 숏 스퀴즈로 은이 세 자릿수 간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이번 라운드에서는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반토막 난 뒤엔 보통 뭐가 왔나 — 표본이 세 개뿐입니다
그럼 COT 말고 다른 각도로 봅시다. "사상 최고가 대비 40% 넘게 빠진 은"이라는 조건만 놓고 1968년 이후를 훑으면 몇 번이나 나올까요?
이번을 빼면 딱 세 번입니다.
| −40% 도달 시점 | 그때 은값 | 직전 고점 | 1년 뒤 | 3년 뒤 | 5년 뒤 |
|---|---|---|---|---|---|
| 1971년 7월 20일 | $1.54 | $2.58 | +16% | +221% | +195% |
| 1974년 7월 11일 | $3.92 | $6.76 | +18% | +14% | +119% |
| 1980년 3월 11일 | $28.15 | $49.45 | −58% | −61% | −80% |
| 2026년 3월 19일 | $69.70 | $118.45 | 진행 중 | — | — |
보시면 아시겠지만 완전히 갈립니다. 1971년과 1974년은 반토막이 눌림목이었습니다. 5년 뒤 각각 +195%, +119%예요. 반면 1980년은 반토막이 시작이었습니다. 5년 뒤 −80%. 거기서 또 80%가 더 빠졌다는 뜻입니다.
표본 세 개로 확률을 말하는 건 통계가 아니라 점(占)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표를 "3분의 2 확률로 오른다"는 식으로 읽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이 1971·1974년과 1980년을 갈랐는지를 봅니다.
1971년과 1974년은 상승의 뿌리에 화폐 쪽 사건이 있었습니다. 금태환 정지와 인플레이션이었죠. 그 원인이 반토막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가격은 다시 올라갔습니다.
1980년은 달랐습니다. 상승의 뿌리가 소수 세력의 현물 매집이었고, 거래소가 규정을 바꿔 그 매집을 끊자 근거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되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즉 질문은 "얼마나 빠졌나"가 아니라 "올린 이유가 아직 살아 있나"입니다.
그럼 이번 상승의 뿌리는 뭐였습니까
이번 2년의 상승에는 서로 다른 성격의 이유가 섞여 있었습니다. 하나는 산업 수요입니다. 은은 모든 금속 중 전기 전도율이 가장 높아서 태양광 패널과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에 대체가 어렵습니다. 여기에 공급 부족이 여러 해 이어졌다는 집계가 겹쳤습니다. 이건 천천히 작동하는 이유고, 반토막이 났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건성 재료였습니다. 수출 통제, 전략물자 지정, 실물 인도 요청 급증, 선물 증거금 인상 같은 것들이죠. 이건 빠르게 작동하고 빠르게 소진되는 이유입니다. 118달러라는 숫자는 대부분 이쪽이 만든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은값 68달러가 어디쯤이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사건성 프리미엄은 상당 부분 빠졌고, 산업 수요라는 이유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남은 이유가 68달러를 정당화하는지는 별개 문제입니다. 그건 COT가 답해줄 수 있는 질문이 아니에요.
금과 비교하면 어느 쪽입니까
금은비(금값 ÷ 은값)는 지금 67.9입니다. 금 4,664달러에 은 68.72달러죠. 1970년 이후 분포로 보면 상위 41% 자리, 중앙값 62.7보다 조금 높습니다. 이 비율의 역사적 범위는 14.0에서 123.5까지입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지금 은은 금 대비 싸지도 비싸지도 않다는 겁니다. 반토막이 났는데도요. 118달러였을 때 금은비가 40 아래로 내려갔던 걸 생각하면, 이번 하락은 은이 금 대비 지나치게 앞서갔던 걸 되돌린 것에 가깝습니다. "은만 억울하게 두들겨 맞았다"는 이야기는 이 숫자로는 지지되지 않습니다.
결론 — 서사로 사지 마시고, 속도를 조절하십시오
정리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한 건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COT는 이번 꼭지도 바닥도 잡지 못했습니다. 바닥에서 3점, 꼭지에서 38점이었어요. 정확히 반대로 나왔습니다. 이건 계산식을 바꾸면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스왑딜러 포지션이라는 것 자체가 가격을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대신 RSI가 잡았습니다. 주봉 RSI가 사상 최고가 6일 전에 90.7을 찍었고, 월봉 RSI 93.2는 58년 역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치였습니다. COT는 포지션을, RSI는 가격의 속도를 보는 서로 다른 지표라 이렇게 갈립니다. 58년 전체로 검증한 결과 RSI 83 이상은 이후 조정까지 중앙값 48일, 90 이상은 18일 걸렸지만 편차가 매우 큽니다.
셋째, 951주를 열 칸으로 갈라도 단조로운 관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점수가 높은 칸이 낮은 칸보다 낫다는 규칙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 속한 하위 30~40% 구간은 6개월·1년 모두 중앙 수익률이 마이너스이고 1년 승률 41%로 열 칸 중 가장 낮습니다. 이건 "앞으로 빠진다"가 아니라 "과거 이 자리에서는 좋을 것도 없었다"는 뜻으로 읽으셔야 합니다.
넷째, 그런데 축적 전략으로 채점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안 팔고 사는 양만 조절하는 방식으로 재면 평균 매입단가가 6.4% 낮아졌고, 기준을 조일수록(상위 50%→10%) −9.2%에서 −14.8%까지 한 칸도 거스르지 않고 좋아집니다. 규칙을 거꾸로 뒤집으면 +6.6%로 반전됩니다. 이렇게 대칭적이고 단조로우면 우연이 아닙니다. 같은 지표라도 쓰는 방식이 다르면 채점법도 달라져야 합니다.
다섯째, −40% 반토막 사례는 세 개뿐이고 결과가 정반대로 갈립니다. 두 번은 눌림목이었고 한 번은 시작이었습니다. 그걸 가른 건 낙폭이 아니라 상승의 이유가 살아 있느냐였습니다.
- COT로 꼭지를 잡으려 하지 마십시오. 그 용도로는 이번에도 안 맞았습니다. 숏이 가장 두꺼웠을 때 은은 36달러였습니다.
- 꼭지를 보실 거면 RSI 쪽을 더 챙겨 보십시오. 주봉·월봉 RSI가 83을 넘으면 상승 후반부일 가능성이 있고, 90을 넘으면 역사적으로 몇 번 없던 극단입니다. 다만 그 뒤 조정까지 며칠에서 1년 넘게까지 걸린 적도 있어 정확한 날짜를 찍어주진 못합니다.
- COT는 사는 양을 조절하는 용도로는 쓸 만합니다. 숏이 얇을 때 많이, 두꺼울 때 적게. 다만 그 대가로 큰 상승 구간에서 덜 담게 되는 기회비용이 따라옵니다.
- COT만 보실 거면 차라리 가격을 보십시오. 같은 방식으로 가격 백분위만 써도 −20.9%가 나옵니다. COT 단독(−6.4%)보다 좋습니다.
- 지금이 특별히 좋은 자리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COT로도, 금은비로도 그렇습니다. 반토막이 났다는 사실 자체가 매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 사실 거라면 속도를 조절하십시오. 은은 반년에 반토막이 나는 자산입니다. 한 번에 넣을 자산이 아니라 여러 달에 걸쳐 나눠 담을 자산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글을 쓰기 위해 은 COT 계산기를 먼저 만들었습니다. 만들고 나서 과거를 돌려봤더니 제가 기대한 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 선택지는 두 개죠. 잘 나오는 구간만 골라서 보여주거나, 안 맞았다고 그대로 쓰거나.
그리고 이 글을 올린 뒤에 두 가지 지적을 더 받았습니다. "RSI로는 이번 꼭지를 잡을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5장을 새로 붙여 답했고, "질문 자체를 잘못 던졌다"는 지적에는 6장을 새로 붙였습니다. 확인해보니 둘 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앞의 채점을 지우지 않은 건 그것도 틀린 게 아니어서입니다 — 다른 질문에 대한 다른 답일 뿐이죠.
투자에서 진짜 위험한 건 틀린 지표가 아니라, 틀렸다는 걸 확인하지 않고 계속 쓰는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둘 다 그대로 둡니다. 여러분도 직접 확인해보실 수 있게 계산기는 사이트에 열어두었습니다.
은 COT 분석 계산기 열기 → 매주 금요일 CFTC 자료로 자동 갱신됩니다. 점수 구간별 6개월~3년 수익률 표, 축적전략 성적표, RSI 과열 경고까지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핵심 요약
- 은은 2년 만에 $23.95에서 $118.45로 4.95배 올랐다가, 반년 만에 $55.29까지 53.3% 빠졌습니다. 오늘은 $68.72로 사상 최고가 대비 −42.0%, 저점 대비 +24.3% 자리입니다.
- COT 점수는 이번 사이클을 정확히 반대로 읽었습니다. 은행 숏이 가장 두꺼웠던 2025년 7월($36.51)에 3점, 사상 최고가 직전인 2026년 1월($111.56)에 38점이었습니다. 지표가 가격을 앞서간 게 아니라 따라갔습니다.
- 반면 RSI는 이번 꼭지를 정확히 잡았습니다. 주봉 RSI가 사상 최고가 6일 전 90.7, 월봉 RSI는 58년 역사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93.2였습니다. 58년 전체로 검증하면 RSI 83 이상 이후 조정까지 중앙값 48일(4~375일), 90 이상은 18일(4~124일) 걸렸습니다.
- 2008년 6월 이후 951주를 10분위로 갈라도 단조로운 관계가 나오지 않습니다. 상위 0~10% 구간의 1년 중앙 수익률은 +6%인데 상위 40~50% 구간이 +19%로 더 높았습니다. 점수가 제일 높은 칸이 제일 좋은 칸이 아니었습니다.
- 다만 축적 전략으로 채점하면 COT는 작동합니다. 안 팔고 사는 양만 조절하는 방식으로 재면 평균 매입단가가 $20.61 → $19.29로 6.4% 낮아졌습니다. 기준을 조일수록 상위 50%(−9.2%)부터 상위 10%(−14.8%)까지 한 칸도 거스르지 않고 좋아지고, 거꾸로 뒤집으면 +6.6%로 반전됩니다. 모든 하위 기간에서 같은 방향이며 이번 사이클(2024년 이후)만 떼어봐도 −11.8%입니다.
- COT는 "쌀 때 사라"의 다른 말이 아닙니다 — 다만 그것보다 약합니다. 가격 백분위와 순위상관이 −0.18로 거의 독립인 별개 정보인데, 단독 성적은 가격 백분위(−20.9%)가 COT 계단식(−6.4%)보다 좋았습니다.
- 현재 점수는 32점, 하위 30~40% 구간입니다. 같은 구간에서 산 경우 6개월 −4%(승률 44%), 1년 −3%(승률 41%)로 열 칸 중 1년 승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예측이 아니라 과거 분포입니다.
- 스왑딜러는 폭등과 폭락을 다 겪고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51에서 −28,249계약, $118에서 −22,161계약, 지금 $65에서 −27,254계약. 포지션을 뒤집은 적이 없습니다.
- −40% 반토막 사례는 1971·1974·1980년 세 번뿐이고 결과가 정반대입니다. 앞의 둘은 5년 뒤 +195%·+119%, 1980년은 −80%였습니다. 낙폭이 아니라 상승의 이유가 살아 있는지가 갈랐습니다.
- 금은비 67.9는 1970년 이후 중앙값(62.7)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반토막이 났는데도 금 대비로는 싸지 않다는 뜻입니다. "은만 억울하게 맞았다"는 이야기는 지지되지 않습니다.
- 결론 — 지금이 특별히 좋은 자리라는 근거를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거라면 한 번에 넣지 말고 여러 달에 나눠 담으시고, 은행 숏 스퀴즈 서사보다 산업 수요 쪽 숫자를 보시길 권합니다.
데이터 출처 — COT 수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공개하는 Commitments of Traders 세분화(Disaggregated) 보고서(은 선물 계약코드 084691)에서 직접 받아 집계했습니다. 이 보고서 형식은 2006년 6월부터 제공되며, 그 이전 구간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어 분석에서 제외했습니다. 은·금 시세는 LBMA 공시 가격 기준입니다. 기준일은 COT 2026년 8월 18일 마감, 시세 2026년 8월 24일 종가입니다.
계산 방식 — 점수의 백분위는 모두 확장 윈도우 방식으로, 각 시점까지 존재하던 데이터만 사용해 계산했습니다. 10분위 구분선만 전체 기간 분포로 나눴으므로, 표의 구간 경계는 사후적으로 정해진 것입니다. 수익률은 모두 중앙값이며 배당·보관비용·거래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현물 가격 기준입니다.
한계 — COT 보고서는 화요일 마감분이 금요일에 공개되므로 3일의 시차가 있습니다. 또한 선물 포지션만 집계하며 현물·ETF·장외 거래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40% 낙폭 사례는 표본이 3개에 불과해 통계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고지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