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금은 온스당 104달러, S&P500은 104포인트였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 두 자산이 53년간 어떻게 갈라졌는지, 그리고 둘 다 들되 언제 갈아탈지를 규칙으로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실제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제목은 "금 vs S&P500"이라고 썼지만, 결론은 둘 다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반반씩 나눠 담는 게 아니라 이기고 있는 쪽으로 옮겨 타는 방식입니다.
둘 중 하나만 골랐다면 10년을 투자하고도 -28%를 볼 수 있었습니다. 1991년에 금을 산 사람이 그랬고, 2001년에 지수를 산 사람도 그랬습니다. 문제는 그 시점에는 어느 쪽이 맞는 선택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든 규칙이 8년 주기 교체 전략입니다. 53년 백테스트 결과 908.8배(연 13.7%)로 지수 단독(74.6배)과 금 단독(42.4배)을 크게 앞섰고, 최대낙폭도 -47.3%로 지수(-52.6%)보다 얕았습니다.
다만 항상 이기는 건 아닙니다. 닷컴버블 같은 역사적 폭등장을 품은 구간에서는 금은 크게 이겨도 지수에는 밀립니다. 단기적으로도 금으로 갈아탄 직후 지수가 급등하면 1~2년은 뒤처져 보입니다. 이 부분까지 6장에 그대로 적었습니다.
금과 S&P500을 가격으로 직접 맞대 보려면 둘 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값이 매겨져야 합니다. 그런데 1971년 닉슨 쇼크로 달러의 금 태환이 정지되기 전까지 금 가격은 정부가 정한 고정가였습니다.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과도기적 조정을 거쳐 1973년 주요국이 변동환율제로 전환하면서 금 가격의 고정이 완전히 풀렸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 시점의 두 가격이 거의 같았습니다.
그 후 50여 년간 금과 S&P500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해왔습니다. 아래 차트는 리베이스 없이 실제 값 그대로 그린 것입니다 — 두 선이 실제로 어디서 만나고 갈라지는지가 이 전략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세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두 선이 교차하는 지점이 이 전략의 신호가 나오는 자리입니다.
실제 사례 두 개를 보겠습니다. 둘 다 10년 안팎의 결코 짧지 않은 기간입니다.
| 구간 | 금 | S&P500 | 결과 |
|---|---|---|---|
| 1991.04 → 2001.03 10년 |
$358 → $258 -28.0% |
375 → 1,160pt 3.09배 |
금을 골랐다면 참패 |
| 2001.03 → 2009.03 8년 |
$258 → $917 3.56배 |
1,160 → 798pt -31.2% |
지수를 골랐다면 참패 |
월말 종가 기준. 배당·이자·세금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방향이 아니라 대칭입니다. 금이 나쁜 자산이라서 1991년에 물린 게 아닙니다. 바로 다음 구간에서는 정확히 반대가 벌어졌으니까요. 어느 쪽이든 잘못 고르면 8~10년을 통째로 날릴 수 있고, 고르는 시점에는 어느 쪽이 맞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살까"보다 "어떻게 갈아탈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1973년 이후 두 자산이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도 결국 수렴해온 걸 보면, 규칙은 단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금 가격이 S&P500 지수를 3% 이상 앞지르면 금으로, 반대로 S&P500이 금을 3% 이상 앞지르면 S&P500으로 갈아탑니다. 3%라는 여유폭을 둔 이유는, 두 값이 거의 붙어 있을 때 미세한 차이로 매달 갈아타는 걸 막기 위해서입니다.
들고 있는 자산이 상대를 앞선 채로 8년을 채우면, 그때는 반대쪽으로 넘어갑니다. 한쪽이 너무 오래 이겼다는 건 순서가 바뀔 때가 됐다는 뜻으로 봅니다.
물론 그 전에 반대 자산이 먼저 추월하면 규칙 ①에 따라 8년을 기다리지 않고 즉시 갈아탑니다. 8년은 "의무 보유 기간"이 아니라 "한쪽이 이길 수 있는 최대 기간"에 가깝습니다.
이 부분이 이 전략에서 가장 의심받기 쉬운 지점입니다. "백테스트 돌려보고 제일 잘 나온 숫자를 고른 것 아니냐"는 질문이 당연히 나옵니다. 그래서 서로 완전히 무관한 세 가지 근거가 같은 자리로 모이는지 확인했습니다.
1945년 이후 S&P500이 고점 대비 25% 이상 빠진 진짜 하락장은 정확히 10번이었습니다. 81.7년 동안 10번이면 평균 8.1년에 한 번꼴입니다.
| 하락장 고점 | 저점 | 낙폭 | 직전 고점 대비 |
|---|---|---|---|
| 1946.05 | 1949.06 | -29.6% | — |
| 1961.12 | 1962.06 | -28.0% | +15.6년 |
| 1968.11 | 1970.05 | -36.1% | +6.9년 |
| 1973.01 | 1974.10 | -48.2% | +4.2년 |
| 1980.11 | 1982.08 | -27.1% | +7.8년 |
| 1987.08 | 1987.12 | -33.5% | +6.8년 |
| 2000.03 | 2002.10 | -49.1% | +12.6년 |
| 2007.10 | 2009.03 | -56.8% | +7.6년 |
| 2020.02 | 2020.03 | -33.9% | +12.3년 |
| 2022.01 | 2022.10 | -25.4% | +1.9년 |
| 합계 | 10회 / 81.7년 | 평균 8.1년 | |
일별 종가 기준. 월말 종가로 세면 1956년(-21.5%)·1966년(-22.2%) 같은 하락장이 문턱 아래로 내려가 누락되므로 일별로 계산했습니다.
1860년대 프랑스 경제학자 클레망 쥐글라(Clément Juglar)가 처음 관찰한 설비투자·신용 순환 주기입니다. 경기가 확장 → 위기 → 후퇴 → 회복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을 7~11년으로 봅니다. 경기순환 이론 중 가장 오래된 축에 속하며, 지금도 재고 순환(키친, 약 40개월)·인프라 순환(쿠즈네츠, 15~25년)과 함께 표준적으로 인용됩니다.
신용이 늘고 소비가 살아나 경기가 과열됐다가,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중앙은행이 긴축하며 신용이 수축하고, 결국 금리를 내려 유동성을 다시 넣으며 새 사이클이 시작되는 한 바퀴입니다. 달리오는 이 주기를 평균 5~8년으로 설명합니다.
8년은 세 근거의 교집합입니다. 어느 이론도 "정확히 8년"이라고 못 박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측 8.1년, 쥐글라 7~11년, 달리오 5~8년 —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진 세 가지가 모두 8년을 포함하는 범위로 수렴합니다. 이건 백테스트 최고점을 역산해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경기가 원래 도는 리듬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아래 모든 결과는 거래비용 없이 월말 종가로 계산했으며, 신호는 언제 시작하든 1973년 8월부터 이어져 온 상태를 그대로 물려받습니다(중간에 임의로 리셋하지 않습니다).
최대낙폭 — 전략 -24.8% · S&P500 -52.6% · 금 -41.5%
최대낙폭 — 전략 -24.8% · S&P500 -52.6% · 금 -41.5%. 이 구간은 금융위기를 정면으로 통과합니다.
이 구간은 금과 지수가 비슷한 속도로 올라 초과수익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도 두 자산 모두를 이겼습니다.
현실적으로 53년을 한 전략으로 밀고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나서 은퇴할 때까지에 가까운 기간이니까요. 그래도 이 규칙이 장기적으로 어떤 궤적을 그리는지 참고용으로 보시라고 전체 구간도 넣었습니다.
세로축 로그 스케일. 최대낙폭 — 전략 -47.3% · S&P500 -52.6% · 금 -61.8%
숫자가 좋아 보인다고 해서 만능은 아닙니다. 직접 검증하면서 확인한 한계를 그대로 적습니다.
시작 시점을 매년 옮겨가며 잘라 보면, 20년 구간 34개 중 31개에서 금과 지수 양쪽을 모두 이겼습니다. 하지만 15년 구간으로 좁히면 39개 중 11개에서 S&P500에 뒤졌습니다. 구간이 짧을수록 지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20년 롤링 백테스트로 시작 시점을 매년 한 칸씩 옮겨보면, 지수에 뒤진 3개 구간이 어디인지가 아주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전부 1980~90년대 대세 상승장을 통째로 품은 구간입니다.
| 20년 구간 | 교체 전략 | S&P500 | 금 | 판정 |
|---|---|---|---|---|
| 1978.08 ~ 1998.08 | 13.6배 연 +14.0% | 9.3배 연 +11.8% | 1.3배 연 +1.4% | 둘 다 이김 |
| 1979.08 ~ 1999.08 | 11.1배 연 +12.8% | 12.1배 연 +13.3% | 0.8배 연 -1.1% | 지수엔 못 미침 |
| 1980.08 ~ 2000.08 | 6.0배 연 +9.4% | 12.4배 연 +13.4% | 0.4배 연 -4.0% | 지수엔 못 미침 |
| 1981.08 ~ 2001.08 | 8.8배 연 +11.5% | 9.2배 연 +11.8% | 0.6배 연 -2.2% | 지수엔 못 미침 |
| 1982.08 ~ 2002.08 | 10.9배 연 +12.7% | 7.7배 연 +10.7% | 0.8배 연 -1.4% | 둘 다 이김 |
20년 구간 전체 34개 중 지수에 못 미친 건 위 3개이고, 나머지 31개에서는 금·지수 양쪽을 모두 이겼습니다.
주목할 점은 같은 구간에서 금은 압도적으로 이겼다는 것입니다. 1980년 8월부터 20년간 금은 0.4배(연 -4.0%)로 원금이 절반 넘게 사라졌는데, 전략은 6.0배였습니다. 금만 들었을 사람 입장에서는 15배 차이입니다. 다만 같은 기간 지수는 12.4배였으니, 지수만 들고 가만히 있던 사람은 못 이긴 것입니다.
더 현실적으로 힘든 건 20년이 아니라 몇 달~2년 단위입니다. 전략이 금으로 갈아탄 직후에 지수가 치솟으면, 그 기간 동안은 계좌만 보면 "괜히 갈아탔나" 싶은 구간이 이어집니다.
| 1999년 3월 금으로 교체한 뒤 | 교체 전략 | S&P500 |
|---|---|---|
| 6개월 뒤 (1999.09) | +7.0% | -0.3% |
| 1년 뒤 (2000.03) | -1.0% | +16.5% |
| 1년 5개월 뒤 (2000.08) | -0.9% | +18.0% |
| 2년 뒤 (2001.03) | -7.8% | -9.8% |
| 3년 7개월 뒤 (2002.10) | +13.4% | -31.1% |
규칙 ②가 1999년 3월에 지수를 팔고 금으로 넘어간 직후의 실제 경과입니다.
규칙은 닷컴버블 정점 1년 전에 지수를 팔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확한 판단이었지만, 그 1년 5개월 동안은 지수가 18% 오르는 걸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이 구간을 못 버티고 "역시 지수가 답"이라며 다시 갈아탔다면, 바로 그 직후 닷컴 붕괴를 정면으로 맞았을 것입니다.
이 전략은 "언제나 앞서는 전략"이 아니라 "늦게 맞는 전략"입니다. 전환 직후 몇 달에서 2년까지는 뒤처져 보이는 게 정상이고, 그 판단이 옳았는지는 한참 뒤에야 드러납니다. 매달 수익률을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성향이라면, 숫자가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지키기 어려운 방식일 수 있습니다.
지는 구간을 줄여보려고 실제로 다음을 전부 백테스트했습니다.
탈출 규칙이 특히 처참한 이유는 금 급등장 중간의 큰 조정에서 털려 나가 회복을 통째로 놓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8년 규칙을 금에만 적용"이 무너진 건 의외의 발견이었습니다 — 주식에서 금으로 밀어내는 판단이 이 전략 수익의 핵심이었다는 뜻이니까요.
표본이 적습니다. 53년간 교체가 12번, 그중 8년 규칙 발동은 3번뿐입니다. 몇 번 안 되는 큰 판단(1980년 금 천장, 2000년 닷컴 붕괴 직전, 2021년)이 결과의 대부분을 만들었습니다. 이 중 하나만 어긋났어도 숫자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이, 이런 전략에서는 특히 무겁게 적용됩니다.
규칙대로라면 지금 든 자산이 8년 가까이 잘 나가고 있어도, 상대가 추월하는 순간 잘 나가던 걸 팔고 부진했던 쪽을 사야 합니다. 반대로 8년이 차면 여전히 이기고 있는 자산을 스스로 내려놔야 합니다.
두 경우 다 심리적으로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셈입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그 순간에 실제로 클릭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규칙을 기계적으로 지킬 수 있느냐가, 규칙이 맞고 틀리고보다 더 큰 변수일 수 있습니다.
시작·종료 시점, 교체 기준(0~10%), 역전 주기(5~10년), 거래비용을 바꿔가며
바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달 신호가 금인지 지수인지도 확인됩니다.
이 백테스트는 금 현물 가격과 S&P500 지수로 계산한 것이라, 실제로는 각각을 추종하는 ETF로 구현하게 됩니다. 다만 국내 상장 ETF와 해외 상장 ETF는 세금 구조가 완전히 다르고, 연금저축·IRP 계좌 안에서는 갈아탈 때 양도세가 이연되는 등 계좌 종류에 따라 실현 수익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은 전략의 검증이지 특정 상품 추천이 아닙니다.
월말 종가 기준이라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53년간 실제 교체는 12번뿐이었으므로, 대부분의 달은 "그대로 두면 됩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아닙니다. S&P500은 가격지수 기준이라 배당이 빠져 있고, 금은 애초에 배당이 없습니다. 배당을 포함하면 S&P500 쪽 성과가 지금 표시된 것보다 높아집니다. 이 점은 지수에 불리하게 계산된 부분이므로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금이냐 주식이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을 수 있습니다. 1973년 이후 데이터가 보여주는 건,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는 게 아니라 둘의 순서가 계속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을 살까"가 아니라 "순서가 바뀐 걸 어떻게 알아채고 옮겨 탈까"가 됩니다. 8년 주기 교체 전략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고, 53년 데이터에서는 잘 작동했습니다.
다만 이 전략의 진짜 가치는 908배라는 숫자가 아니라 "한쪽에 8년씩 갇히지 않게 해준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1년에 금을 사서 10년을 버틴 사람, 2001년에 지수를 사서 8년을 버틴 사람 — 그들에게 필요했던 건 더 높은 수익률이 아니라 빠져나올 신호였으니까요.
이 8년 주기 교체 전략은 단순 추세추종이 아니라 BUSTUDY(bustudy.kr)가 직접 설계하고 검증한 매매법입니다. 규칙 ②(한쪽이 8년간 앞서면 반대로 뒤집기)와 "타이머를 산 날이 아닌 앞서기 시작한 날부터 센다"는 설계는 BUSTUDY의 고유 아이디어입니다.
내용을 인용하거나 퍼가실 때는 반드시 출처와 함께 "BUSTUDY.kr이 만든 매매법"임을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처: BUSTUDY (bustudy.kr) — 8년 주기 교체 전략
https://bustudy.kr/posts/gold-sp500-rotation-8year.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