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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TUDY · 호르무즈 6개월
보통
지정학 · 에너지 리포트

8월 17일, 시한은 그냥 지나갔습니다 호르무즈는 6개월째 닫혀 있고
가장 위험한 건 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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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

6월 17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종이에 서명을 했습니다. 전쟁과 봉쇄를 끝내자는 양해각서였고, 거기에 이런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최대 60일 안에 최종 합의."

그 60일이 8월 17일에 끝났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합의는 나오지 않았고, 양쪽은 두 가지에서 완전히 막혀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관리하느냐, 그리고 동결된 이란 자산을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그날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에 나와서 한 말이 있습니다. 중재를 맡고 있던 오만을 향해 "오만이 방해하면 폭격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8월 18일에는 "이란과 협상이 진행 중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자, 여기서 국내 보도를 한번 보시죠. 지난 두 달 동안 "종전 임박", "호르무즈 재개 가시화" 같은 제목을 몇 번이나 보셨습니까. 그런데 시한은 지나갔고 협상은 없다고 대통령이 직접 말했습니다. 이게 6개월째 벌어지고 있는 일의 현재 상태입니다.

지금 상태
178일
개전 후 경과
2/28 ~ 8/24
64척
이란의 선박 공격
3~8월 확인된 건
18명
사망
선원 17 + 항만노동자 1
$94
브렌트유
8월 21일 기준

이 글에서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6개월 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합의가 안 되는지, 그리고 앞으로 유가가 어디로 갈 것 같고 그게 한국에 무슨 의미인지입니다. 마지막은 방향까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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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Ⅱ

6개월 동안 실제로 벌어진 일

먼저 사실 관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국내 보도만 보시면 흐름이 끊겨 있어서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감이 안 잡히실 겁니다.

  • 2026.02.28개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합동 공습(작전명 Epic Fury). 몇 시간 만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무선으로 선박 통항을 막기 시작합니다.
  • 2026.03 초이란이 해협 폐쇄를 공식 선언. 3월 1일 유조선 스카이라이트 피격으로 선원 2명 사망, 3월 2일에는 바레인 항에서 미국적 선박이 공격받아 항만 노동자 1명이 숨집니다.
  • 2026.03.08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4년 만입니다. 이 달은 역사상 월간 상승폭이 가장 컸던 달로 기록됩니다.
  • 2026.04.22컨테이너선 두 척(에파미논다스, MSC 프란체스카)이 이란에 나포됩니다.
  • 2026.05.04~05미 해군이 상선 호송 작전을 시작하고, 이란은 '페르시아만 해협청'이라는 통항 규제 기구를 만듭니다. 서로 "이 바다는 내가 관리한다"고 선언한 겁니다.
  • 2026.06.17양해각서 서명. 60일 안에 최종 합의하기로 합니다. 유가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 2026.06.20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습을 위반이라며 해협을 다시 닫습니다. 서명 사흘 만입니다.
  • 2026.07.08휴전 붕괴. 이란이 상선 여러 척을 다시 공격합니다.
  • 2026.08.1760일 시한 만료. 합의 없음.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을 향해 폭격을 언급합니다.
  • 2026.08.18트럼프 대통령 "이란과 협상 진행 중 아니다".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가 미사일 위협을 탐지합니다.

누적 피해를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선박 64척 피격, 선원 17명과 항만 노동자 1명 사망, 10명 부상, 4척 나포, 4척 침몰. 한때 선원 2만 명과 선박 2천 척이 페르시아만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돈으로 환산되는 것도 있습니다. 해협 통과 보험료가 선박 가액의 0.125%에서 0.2~0.4%로 뛰었습니다. 두 배에서 세 배입니다. 이건 유가에 안 잡히는 비용인데, 결국 우리가 넣는 기름값에 다 들어갑니다.

유엔은 이번 사태를 1970년대 석유 파동 이후 세계 에너지 공급에 일어난 가장 큰 교란으로 기록했습니다. 전쟁 전 이 해협으로 세계 해상 원유 교역의 약 4분의 1이 지나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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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Ⅲ

왜 합의가 안 됩니까 — 명분과 실리를 나눠 보세요

협상이 안 될 때는 겉으로 하는 말과 실제로 원하는 걸 나눠서 봐야 합니다. 그래야 언제 끝날지가 보입니다.

이란이 해협을 열어주는 조건으로 내건 게 무엇이냐. 최고국가안보회의가 밝힌 게 다섯 가지입니다. 해상 봉쇄 해제, 제재 해제, 역내 미군 철수, 전쟁 배상금, 동결 자산 반환.

이걸 보시면 아시겠지만, 앞의 둘은 협상 가능한 얘기고 뒤의 셋은 사실상 항복을 요구하는 겁니다. 미군이 중동에서 철수하고 미국이 배상금을 낸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란이 왜 이런 걸 요구할까요. 못 받을 걸 알면서요.

이란이 진짜 필요한 건 동결 자산과 체제 생존입니다. 나머지는 그걸 받아내기 위해 올려놓은 값이에요. 문제는 이 값을 너무 세게 불렀다는 겁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0일에 뭐라고 답했습니까. "오히려 이란이 미국에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이건 협상하겠다는 답이 아니죠. 협상을 접겠다는 답에 가깝습니다.

당사자내세우는 명분실제로 원하는 것
미국항행의 자유유가 통제 + 이란의 굴복 + 11월 중간선거까지의 관리
이란주권과 영해동결 자산 + 제재 해제 + 체제 생존
오만인도적 중재대체 항로에서 나오는 지위와 통제권
중국세계 항로 보호이미 받아낸 통항 예외의 유지
한국명분도 실리도 없이 비용만

표의 마지막 줄을 보십시오. 이 판에서 한국은 협상 테이블에 없습니다. 그런데 매일 비용은 나갑니다. 이게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처한 위치입니다.

거의 될 뻔했던 안

그렇다고 합의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안까지 갔었거든요. 내용이 이렇습니다.

이란-오만 항로안
  1. 해협에 들어가는 배는 이란 쪽에 가까운 항로를 쓴다
  2. 해협을 나오는 배는 오만 쪽에 가까운 항로를 쓴다
  3. 통행료는 받지 않는다
  4. 기뢰를 제거한다
  5. 그리고 60일 시계를 다시 돌린다

꽤 현실적이죠. 오만 외무부는 협상이 "긍정적이고 건설적"이라고 했고, 이란 외무장관 아락치도 "매우 가깝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서명이 안 됐냐. 미국 고위 당국자와 아랍권 당국자 세 명의 전언에 따르면, 이란이 요구를 바꿨다는 겁니다. 혁명수비대가 미국의 확약을 문서로 달라고 요구했다는 거죠.

여기서 이번 사태의 구조가 드러납니다.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가 한목소리가 아닙니다. 외교부가 합의를 만들어 오면 군부가 조건을 더 붙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합의문에 서명할 사람이 누구인지부터가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빠른 타결에 무게를 두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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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Ⅳ

미국은 급하지 않습니다 —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협상에서 누가 유리한지 알고 싶으면 딱 하나만 보시면 됩니다. 시간이 누구 편이냐.

미국은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더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 소비자는 불편하지만 미국 생산자와 재정은 오히려 돈을 법니다. 미국한테 고유가는 절반은 손해, 절반은 이득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습니까. 원유의 70% 이상이 이 해협을 지납니다. 유가가 오르면 전부 손해입니다. 절반이 아니라 전부요. 일본과 대만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이 협상은 이렇게 굴러갑니다. 미국은 기다리면 되고, 이란은 버티면 되고, 비용은 동아시아가 냅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나라들이 매일 계산서를 받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하나 더 있습니다. 11월 중간선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지금 필요한 건 "합의"가 아니라 "기름값이 더 안 오르는 것"입니다. 유가만 관리되면 굳이 이란한테 양보해서 강경 지지층을 흔들 이유가 없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미국의 목표는 해협을 여는 게 아니라 유가를 누르는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둘은 다릅니다. 그리고 해협이 닫힌 채로 유가만 관리되는 상태는 미국한테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한테는 최악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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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Ⅴ

유가는 이미 한 번 정상화됐다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이 대목이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유가는 이제 안정됐다"고 알고 계신데, 그건 두 달 전 얘기입니다.

BUSTUDY 자체 데이터로 올해 유가 경로를 그대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2026년 유가 — 개전, 급등, 양해각서, 그리고 재상승
실선은 WTI 주간 종가(자체 데이터셋), 점선은 8월 브렌트유 보도 기준입니다.
WTI (자체 데이터)브렌트 (보도 기준)
출처: BUSTUDY 자체 데이터셋(macro_risk, 2026.01.02~07.03) 및 CNBC·Al Jazeera 보도(2026.08). WTI와 브렌트는 통상 배럴당 3~6달러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가 아닌 흐름 참고용입니다.
시점사건유가개전 전 대비
2026.02.27개전 직전WTI $66.96
2026.03.06개전 1주일WTI $90.77+35.6%
2026.04.07정점WTI $114.58+71.1%
2026.06.05양해각서 직전WTI $94.32+40.9%
2026.06.26양해각서 효과 정점WTI $70.30+5.0%
2026.08.21시한 만료 후브렌트 $94 부근재상승

보이십니까. 6월 26일에 WTI가 70.30달러까지 내려왔습니다. 개전 전 66.96달러와 거의 같은 자리입니다. 그때 다들 "끝났다"고 했죠.

그런데 지금 브렌트가 94달러 부근이고, 최근 2주 연속 주간 6%씩 올랐습니다. 시장이 무엇을 가격에 넣고 있는지 아주 분명합니다. "합의는 안 된다"를 넣고 있는 겁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도 비슷하게 봅니다. 3분기 브렌트 평균을 85달러로 잡으면서, 중동 지역 생산이 2027년 초에나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하루 60만 배럴 규모의 차질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정부 기관조차 올해 안의 정상화를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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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Ⅵ

그래서 유가는 어디로 갑니까 — 방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중간하게 끝내지 않겠습니다. 시나리오를 나누고 확률을 붙이겠습니다.

A. 부분 합의 — 35% 이란-오만 항로안이 채택되고 미국이 묵인합니다. 해협이 조건부로 열리지만 제재와 동결자산은 그대로입니다. 브렌트 $75~85. 완전 정상화는 아니고 "관리되는 개방"입니다.
B. 교착 지속 — 45% 지금 상태가 이어집니다. 산발적 공격, 산발적 보복, 산발적 협상. 시장은 위험 프리미엄을 계속 얹습니다. 브렌트 $90~105. 가장 확률이 높은 경로입니다.
C. 재확전 — 20% 미국이 대규모 타격에 들어가거나 이란이 전면 봉쇄로 갑니다. 오만까지 끌려들어가면 중재자가 사라집니다. 브렌트 $120 이상. 4월 고점을 다시 봅니다.
공통점 세 갈래 중 둘이 지금(94달러)보다 높거나 비슷합니다. 아래로 가는 경로는 하나뿐이고 확률도 가장 낮습니다.
BUSTUDY의 방향 판단

향후 6개월 브렌트유는 85~105달러 박스를 기본으로 보되, 위쪽으로 벗어날 위험이 아래쪽보다 크다고 봅니다. 확률로는 약 60%가 위쪽입니다.

연내 완전 정상화(브렌트 70달러 이하 복귀) 확률은 20% 이하로 봅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조차 2027년 초를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거는 네 가지입니다.

  1. 서명할 주체가 불분명합니다. 이란 외교부가 만들어 온 안에 혁명수비대가 조건을 덧붙이는 구조입니다. 이런 협상은 마지막 순간에 깨집니다.
  2. 미국이 급하지 않습니다. 에너지 자급이 되는 나라라 시간이 자기편입니다. 11월까지 유가만 관리되면 굳이 양보할 이유가 없습니다.
  3. 시장이 이미 방향을 정했습니다. 시한 만료 전후로 브렌트가 2주 연속 6%씩 올랐습니다. 이건 "합의 무산"에 돈을 걸었다는 뜻입니다.
  4. 공급 차질이 구조로 굳었습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이 하루 60만 배럴 차질을 내년 말까지로 잡았습니다. 이건 뉴스가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입니다.

반대로 제가 틀릴 확률 40%는 이렇습니다. 오만 안이 그대로 서명되고, 기뢰 제거가 실제로 진행되고, 미국이 호송을 유지하면서 해협이 조건부로 열리는 경우입니다. 그러면 브렌트는 빠르게 75달러 근처로 내려갑니다. 6월에 한 번 그랬으니 못 할 일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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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Ⅶ

한국 이야기 — 왜 우리가 제일 위험한가

이제 남의 나라 전쟁이 왜 우리 문제인지 숫자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이 이 해협에 걸어놓은 것
각 품목에서 호르무즈(또는 카타르) 경로가 차지하는 비중
출처: CSIS, Korea Economic Institute of America, ORF, UN News (2026). 헬륨은 카타르 의존도 기준.

수입 원유의 70% 이상이 이 길을 씁니다. 석유화학의 원료인 나프타도 약 35%가 같은 길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프타 수출을 막았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원료를 못 구해서 수출을 막은 겁니다.

헬륨은 64.7%를 카타르에서 들여오는데 가격이 40% 넘게 올랐습니다.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물질입니다.

지금 페르시아만에 한국 국적선 26척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원유·유조선 17척, 벌크선 5척, 가스선 2척, 컨테이너선 1척, 자동차운반선 1척입니다.

비축유 이야기 — 이 숫자를 꼭 보십시오

전략비축유 (정부 보유분)
34일
위기 이전
실제 소비 기준
26일
IEA 공동방출 참여 후
7,760만 배럴
+8~9일
UAE 추가 확보
2,400만 배럴

34일이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 공동 방출에 참여하면서 26일분으로 줄었고, 아랍에미리트에서 2,400만 배럴을 확보해 8~9일분을 보탰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아셔야 합니다. 비축유는 시간을 사는 것이지 문제를 푸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산 시간은 한 달 남짓입니다. 그 시간 동안 다른 답을 찾지 못하면 그다음엔 가격을 그대로 맞아야 합니다.

이미 나온 청구서

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 성장률 전망을 0.4%포인트 낮췄습니다.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입니다. 물가 전망은 2.7%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올해 코스피는 43년 역사상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고, 원화는 17년 만의 최저까지 밀렸습니다. 저희 데이터로 확인해 보면 원/달러 연고점이 1,555.96원(6월 5일)인데, 이건 2009년 금융위기 때 이후 가장 높은 자리입니다.

성장률이 주요국 중 가장 크게 깎이고, 물가 전망은 올라가고, 통화는 17년 만의 최저를 찍었습니다. 이 셋이 동시에 나오는 걸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이건 우리 국민이 뭘 잘못해서 생긴 일이 아닙니다. 에너지의 80% 이상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의 구조가 만든 결과입니다. 그리고 구조는 개인이 바꿀 수 없습니다. 정책이 바꾸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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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Ⅷ

유가와 환율이 갈라졌습니다 — 둘 중 하나는 틀렸습니다

이 장이 이번 글에서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얘기입니다.

2026년 들어 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수준 상관계수가 0.52로 올라왔습니다. 2024년에는 −0.13, 2025년에는 −0.06이었습니다. 거의 무관하던 둘이 올해는 같이 움직이는 관계가 된 겁니다.

당연합니다.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에서 기름값이 오르면 달러가 더 필요해지고,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환율이 오르거든요. 실제로 4월 유가 정점 무렵 환율도 올라갔고, 6월 5일 WTI가 94.32달러였던 그날 원/달러도 연고점 1,555.96원을 찍었습니다. 같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6월 말부터 둘이 갈라졌습니다.

6월 말 이후, 유가는 올라가는데 환율만 내려갑니다
2026년 1월 2일 = 100으로 환산
유가원/달러
출처: BUSTUDY 자체 데이터셋(macro_risk WTI, usdkrw). 유가는 7월 3일 이후 자체 데이터 미갱신 구간으로, 8월 값은 브렌트 보도치를 반영했습니다.
6월 29일 → 8월 20일
$70 → $94
유가
약 +30%
1,542 → 1,383
원/달러
−10.3%

기름값이 30% 오르는 동안 환율은 10.3% 내렸습니다. 에너지를 전량 수입하는 나라에서 이런 조합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둘 중 하나는 틀린 겁니다. 유가가 다시 내려오거나, 아니면 환율이 다시 올라가거나.

그리고 앞 장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유가가 내려올 확률을 40%, 위로 갈 확률을 60%로 봅니다. 그렇다면 조정되어야 할 쪽은 환율입니다.

이 판단은 저희가 며칠 전에 올린 환율 173원 하락 검증에서 낸 결론과 정확히 같은 방향입니다. 그 글에서는 달러인덱스와 45년 환율 데이터를 근거로 "6~12개월 뒤 환율이 다시 오를 확률 60%"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데이터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하나는 45년 환율 통계이고, 하나는 호르무즈에서 오는 기름값입니다. 저는 이럴 때 그 방향을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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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Ⅸ

무엇을 보고 계셔야 하나

방향을 말씀드렸으니 확인하는 법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뉴스 제목 말고 이 네 가지만 보시면 됩니다.

첫째, 이란-오만 항로안에 실제로 서명이 되는지입니다. "가깝다", "긍정적이다"는 말은 지난 4개월 동안 계속 나왔습니다. 의미 있는 건 서명과 기뢰 제거 착수입니다. 기뢰를 걷어내기 시작하면 그건 진짜입니다. 말만 나오면 그건 아직입니다.

둘째, 브렌트유가 85달러 아래로 내려가서 2주 이상 머무는지입니다. 지금 94달러입니다. 시장은 아직 합의를 안 믿고 있어요. 85달러 아래로 내려가 자리를 잡으면 시장이 믿기 시작했다는 신호고, 그때는 제 시나리오 A로 무게가 옮겨갑니다.

셋째, 보험료입니다. 지금 선박 가액의 0.2~0.4%입니다. 전쟁 전 0.125%였고요. 이게 내려오기 시작하면 돈을 거는 사람들이 위험이 줄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건 정치인의 말보다 정확합니다. 자기 돈이 걸려 있으니까요.

넷째, 원/달러가 유가를 따라잡기 시작하는지입니다. 지금 1,382.74원인데 유가는 이미 6월 초 수준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환율이 1,450원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면 8장에서 말씀드린 벌어진 틈이 메워지는 겁니다. 반대로 유가가 90달러대에 머무는데 환율이 1,350원 아래로 더 내려간다면, 제 판단이 틀린 겁니다. 그때는 인정하고 다시 계산하겠습니다.

한 줄로 줄이면

기뢰 제거가 시작되고, 브렌트가 85달러 아래에 자리 잡고, 보험료가 내려오면 — 끝나가는 겁니다.

셋 다 안 나오는데 환율만 계속 내려간다면 — 그 환율이 이상한 겁니다.

핵심 요약

  • 6월 17일 서명한 60일 시한이 8월 17일 만료됐고 합의는 없었습니다. 호르무즈 관리 권한과 동결 자산에서 막혀 있고, 8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협상 중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개전 178일, 선박 64척 피격, 18명 사망, 4척 나포, 4척 침몰입니다. 통항 보험료는 선박 가액의 0.125%에서 0.2~0.4%로 올랐고, 유엔은 1970년대 이후 최대 에너지 공급 교란으로 기록했습니다.
  • 유가는 이미 한 번 정상화됐다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개전 전 WTI 66.96달러 → 4월 7일 114.58달러 → 6월 26일 70.30달러 → 8월 21일 브렌트 94달러. 최근 2주 연속 주간 6%씩 올랐습니다.
  • BUSTUDY는 향후 6개월 브렌트 85~105달러 박스, 위쪽 위험이 더 크다고 봅니다(확률 60%). 연내 완전 정상화 확률은 20% 이하입니다. 미 에너지정보청도 2027년 초를 말하고 하루 60만 배럴 차질을 내년 말까지로 잡았습니다.
  • 미국은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에너지 자급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은 원유 70%, 나프타 35%가 이 해협을 지납니다. 비용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 쪽이 냅니다.
  • 한국 전략비축유는 34일분에서 26일분으로 줄었고 UAE 물량으로 8~9일을 보탰습니다. OECD는 한국 성장률을 0.4%p 낮췄고(주요국 최대) 물가는 2.7%로 올렸습니다.
  • 가장 중요한 신호 — 유가와 환율이 갈라졌습니다. 6월 29일 이후 유가는 약 30% 올랐는데 원/달러는 10.3% 내렸습니다. 에너지 전량 수입국에서 오래 갈 수 없는 조합이고, 조정될 쪽은 환율이라고 봅니다.

사실관계 출처 — 사건 경과와 협상 현황은 해외 보도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2026 Strait of Hormuz crisis (Wikipedia), CNN 8월 17일, CNN 8월 18일, CNN 8월 10일, Al Jazeera, PBS NewsHour, CNBC, 미국 에너지정보청 STEO, UN News, CSIS, KEIA, ORF.

가격·통계 — 유가(WTI·OVX)와 원/달러 수치, 상관계수 계산은 BUSTUDY 자체 데이터셋에서 직접 산출했습니다. 자체 유가 데이터는 2026년 7월 3일까지이며, 그 이후 8월 수치는 위 보도의 브렌트유 기준입니다. WTI와 브렌트는 통상 배럴당 3~6달러 차이가 있습니다.

한계 — 진행 중인 분쟁이라 사실관계가 빠르게 바뀔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별 확률은 BUSTUDY의 판단이며 계산으로 도출된 값이 아닙니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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