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증명하는 자기 파괴의 정치경제학 — 세금을 걷으려다 세금 베이스를 해외에 헌납하는 한국의 현실
한국은 코인 시장에서 태생적으로 유리한 나라입니다. 1,300만 명의 투자자 —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약 25% — 가 이미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5G·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네이버·삼성이라는 글로벌 테크 기업도 있습니다.
서울은 2025년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기준 세계 10위, 핀테크 분야 8위로, 2019년 36위에서 불과 6년 만에 이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조건만 맞으면 금융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걸 이미 증명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이 패를 스스로 꺾으려 하고 있습니다.
코인 과세를 주장하는 논리는 간단합니다. "이익이 났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들으면 맞는 말 같습니다. 그러나 숫자를 보면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타이거리서치·코인게코 공동 분석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로 이탈시킨 자금은 약 160조 원입니다. 2023년 약 45조 원에서 2년 만에 3.5배 폭증한 수치입니다.
| 해외 거래소 | 한국인 수수료 유출액 | 비고 |
|---|---|---|
| 바이낸스 | 2조 7,326억 원 | 중국계 |
| 바이비트 | 1조 1,194억 원 | 두바이 소재 |
| OKX | 5,800억 원 | 세이셸 소재 |
| 합계 (해외 유출) | 4조 7,700억 원 | 국내 5대 거래소 수익의 2.7배 |
| 국내 5대 거래소 영업수익 | 1조 7,800억 원 | 비교 기준 |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수익은 현행 CARF 시스템으로는 개인별 거래 내역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세금을 걷으려다 세금 베이스 자체를 해외에 헌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나옵니다. 대체 왜 개인 투자자에게 소득세를 물리는 방식을 고집하는가? 정답은 반대에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걷는 소득세를 완전히 없애고, 국내 거래를 폭발적으로 활성화시켜 기업에서 법인세로 걷는 구조가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만들어냅니다.
개인 투자자는 시장을 키우는 핵심 주체입니다. 투자자가 국내 거래소에서 활발하게 거래할수록 거래소의 수익이 늘고, 거래소 수익이 늘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자동으로 더 많이 걷힙니다. 즉, 개인 투자자에게 직접 소득세를 물리는 대신, 그들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거래하게 놔두면 거래소라는 기업이 성장하고, 국가는 그 기업에서 훨씬 더 큰 세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면 투자자들이 세금이 없는 해외 거래소로 이동합니다. 국내 거래소 수익이 줄고, 줄어든 수익만큼 법인세와 부가세도 함께 감소합니다. 결국 개인 소득세로 걷으려 했던 수천억 원보다, 잃어버린 법인세와 간접세 수조 원이 훨씬 더 큰 손실입니다.
개인한테 직접 걷으려 하지 말고, 개인이 국내에서 마음껏 거래하게 환경을 만든 뒤 그 거래를 처리하는 기업에서 세금을 걷는 것 — 이것이 실제로 세수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경로입니다.
불과 2년 전, 업비트는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3~4위 거래소였습니다. 하루 거래대금이 코스피·코스닥 합산을 넘어섰습니다.
투자자들은 시장을 떠난 게 아니라, 바이낸스와 바이비트로 이사 간 것입니다. 한국의 1,300만 투자자가 만들어내는 거래 수요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 수수료와 법인세는 중국계·미국계 거래소에 귀속됩니다.
한국 투자자들이 만들어내는 거래 수요는 국내에 머물지 못하고, 그로 인한 수익과 세수가 해외로 귀속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멈출 수 없는 흐름입니다.
| 기관 | 현재 → 미래 시장 규모 | 연평균 성장률 |
|---|---|---|
| Market Research Future | 3,900억$ → 1조 8,732억$(2035) | 17% |
| Technavio | 2026~2030년 1,377억$ 추가 성장 | 25.1% |
| Research & Markets | 2.73조$ → 6.39조$(2034) | 9.6% |
가장 보수적인 전망에서도 매년 10% 이상, 현실적인 전망에서는 매년 25%씩 성장합니다. 10년 뒤 코인 시장은 지금보다 최소 5~10배 이상 커집니다.
더 결정적인 변화가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시장을 삼키기 시작했습니다. 테더(USDT)와 USDC는 현재 미국 단기채(T-bill)를 각각 1,124억 달러, 217억 달러 보유 중이며, 2022년 이후 연평균 35%로 팽창 중입니다. 번스타인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035년까지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코인 과세로 시장을 죽이는 건, 한국 코인 시장이 세계 주도권을 쥐기 전에 토양을 불태우는 것입니다.
두바이는 기술도 없고, 석유도 나지 않으며, 내수 시장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글로벌 Web3·블록체인 기업 1,000개 이상이 두바이에 집결해 있습니다. 비결은 세 가지였습니다. VARA(가상자산 규제청)라는 전담 규제기관으로 법적 확실성을 만들고, 개인 소득세·양도세 0%로 자본과 기업을 끌어들였으며, 국부펀드로 블록체인 인프라에 직접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는 숫자로 확인됩니다. 2025년 VARA 규제 체계 아래 두바이의 디지털자산 거래액은 6,810억 달러(약 971조 원)에 달했습니다. 현재 코인 산업은 두바이 GDP의 약 0.5%(약 6억 달러·약 8,580억 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당국은 이를 GDP의 3%(약 35억 달러·약 5조 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2023년 기준 772개 암호화폐 기업이 869명의 직접 고용을 창출했고, 2030년까지 27,000개의 일자리와 GDP 40억 달러 기여를 목표로 합니다. 두바이는 개인 세금을 포기한 대신, 기업 집적과 거래 인프라에서 나오는 법인세·부가가치세·라이선스 수수료로 훨씬 더 큰 세수를 확보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이 나라들이 한국에게 광고하고 있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우리한테 오면 세금 없다."
그동안 한국은 "우리한테 있으면 22% 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결과는 나와 있습니다. 2023년 45조, 2024년 126조, 2025년 160조 —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자금이 탈출했습니다.
세계 최초 실증 데이터 기반 분석으로 KAIST 이병태 교수팀이 도출한 결론은 명확합니다. 정부 지원 환경과 규제 환경 사이에서 일자리 창출 효과는 최대 1.7배 차이 납니다. 출처: 한국블록체인협회 · KAIST 이병태 교수팀 연구보고서
두나무(업비트)는 2024년 영업이익 1조 1,863억 원, 당기순이익 9,83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5개 거래소 전체 법인세만 수천억 원, 수수료에 붙는 부가세까지 합치면 소득세로 걷는 예상 세수를 훨씬 초과하는 간접 세수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소득세로 수천억을 잡으려다 법인세·부가세 기반 자체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진행 중입니다. 2026년에 과세가 현실화되면 160조 원 유출은 170조, 190조로 불어날 것입니다.
소득세 수천억을 잡으려다 법인세·간접세 수조 원을 잃습니다. 순 세수는 마이너스입니다.
현재 이미 국내 주요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해외 법인 설립 비율이 70%를 초과했습니다. 과세 강행은 이 비율을 90%로 끌어올립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두바이에서 성장하는 유니콘 기업들의 세금은 UAE에 귀속됩니다.
코인 시장이 없으면 원화 디지털 금융 인프라도 없습니다. 한국은 4조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구경꾼으로 전락합니다.
힘들게 올린 핀테크 8위 자리를 홍콩·싱가포르에 내주게 됩니다.
과세 강행의 악순환을 한눈에 보면 이렇습니다.
반대로 과세 폐지의 선순환은 이렇습니다.
코인 과세 반대는 "세금을 안 내겠다"는 게 아닙니다. 지금 당장 작은 것을 포기하고, 훨씬 큰 판을 키워 몇 배로 돌려받는 국가 전략의 문제입니다.
인터넷 초기에 미국이 닷컴 기업들에게 세금을 먼저 물렸다면 구글도 아마존도 없었을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 초기에 한국 정부가 삼성에 법인세를 최대로 부과하는 데만 집중했다면 지금의 삼성도 없었을 것입니다.
두바이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환경"을 팔아 세계 금융 중심지가 됐습니다. 한국에는 두바이가 가지지 못한 것이 모두 있습니다. 1,300만 투자자,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 블록체인 개발자 연봉 전 직종 1위의 인재 풀, 그리고 K-콘텐츠라는 전 세계 팬덤까지. 빠진 것은 단 하나, "해도 된다"는 정책 신호뿐입니다.
"연 25% 성장하는 시장에서
과세로 투자자와 기업을 이탈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에 좋지 않은 선택입니다."
시장을 육성해 간접 세수를 늘리는 나라와, 단기 소득세에 집중하다 시장 자체를 잃는 나라 —
10년 후의 차이는 상당할 것입니다.
코인 과세 전면 폐지는 그 신호탄입니다. 2026년,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싱가포르·홍콩·두바이가 굳힌 생태계를 뒤집는 데 수십 년이 걸립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